시간을 달리는 마님

하, 연초에는 나름대로 작업 스케줄 컨트롤이 되어 여유가 있었는데.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니 빠듯하네요. 겨우 중간 마감을 마치고 이제야 달려보는 시간. <천교의 하늘, 2015> 태극비전을 쓴 다음 해에, 저는 또 다른 무협단편을 하나 쓰게 됩니다. <천교의 하늘>은 좌백의 장편 <하급무사> 외전에 해당합니다. 아마 하급무사...

더 이상 칼은 날지 않는다며 자의 반 타의 반 무협절필(!?) 선언을 했던 저는 최근 몇 년간 무협단편들을 다시 쓰게 됐습니다. 그 시발점이 된 건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이야기 두 편이었어요. <태극비전, 2014> 지금으로부터 10년 전, 용대운님의 태극문이 출간된 20주년 기념행사를 당시의 동료 작가들과 조촐하게 연 적이 있습니다. 그때...

2월에는 외부 일정과 월말 마감이 있어서 이제야 이 시리즈를 다시 쓰게 되었군요. 3월의 제가 연초의 저에게 말합니다. 당신 왜 그랬어요. 연초의 저는 대답합니다. 당신 이렇게라도 안 하면 작업실 파일들 정리 안 할 거잖아. 3월의 제가 다시 꿍얼거립니다. 파일 그거 정리해서 뭐 한다고……. 연초의 제가 달랩니다. 뭐하긴. 자기가 뭘 썼는지도 슬슬 가물거리...

이 시리즈를 쓰던 초반에 ‘정말 별걸 다 썼구나’ 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지요. 이제 슬슬 그 ‘별걸’ 정리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. 사실 무협 단편집에 묶인 일곱 편이나, 각기 다른 앤솔로지에 들어간 나라하란의 시인 이야기, 삼라 세계의 외전들은 나름대로 계통과 족보가 있는 단편들입니다. 그게 비록 연작 2-3편에 불과하다고 해도 말이죠. 이렇게 ...

어느새 2월이 되었네요. 주된 작업 일정이 본격 시작되니 이 시리즈 쓰는 것도 허덕대고 있습니다만, 어차피 올 한해 부작업으로 천천히 정리할 생각이었으니 꾸역꾸역 해봅니다. 삼라 시리즈 단편 창작이 2005년에서 2014년에 걸쳐 넓게 분포되어 있는데, 그 사이에 다른 단편들도 짬짬이 썼습니다. 그중 가장 빠른 것이 로크미디어에서 출간한 앤솔로지 <꿈...

오늘은 삼라 세계관에서 태어난 단편들을 이야기할까 합니다. 이쪽 이야기를 할 때 제일 난감한 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난다는 겁니다. 무협 단편들은 다행히 단편집으로 묶였고, 소개도 기억이 비교적 생생할 때 써둬서 대략 연원이 분명한데, 그 외의 단편들은 저도 잘 기억을 못합니다. 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의 앤솔로지들이 꽤 많이 나옵니다만 그 무렵에는 드물었고, ...

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잠시 광고 말씀. 대충 빙에서 이미지 만들어 붙였던 시리즈 표지(!)를 갈았습니다. 원래 제가 프로필로 잘 쓰는 토마님 일러는 사랑방 전용으로 보내고, 시간을 달리는 마님 시리즈에 어울리는 표지를 뭘로 할까 하다가... 흠. 그래 시간의 원천으로 가는 편이 낫겠지 싶어서 특별 공개하는 저의 돌사진입니다. 후후 사실 이 사진은 전에도 한...

진산 무협 단편집 <더 이상 칼은 날지 않는다>, 2006년, 파란 - 리디북스에서 보기 - 예스24에서 보기 - 밀리의 서재에서 보기 이 책은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주로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발표된 진산의 무협 단편 모음집이다. 여기 실린 일곱 편 외에, 혈적검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던 두 편이 있다지만 같은 소재를 사용한 일련의 연속되...

자, 다시 시간을 돌려 뫼의 작업실에서 처음 장편을 쓰던 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. 하지만 오늘은 첫 장편 이야기가 아니라 단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. 저는 무협 단편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하게 된 셈이죠. 문학계 용어로는(!) 등단을 단편으로 한 겁니다. 뭐, 종이책으로 나온 것도 단편이 처음, 인세를 받은 것도 그 단편집이 처음이니 단편으로 상업작가 활동을...

1. 라떼 첫잔.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탐라에 무협 플로우가 또 있길래... 기억을 더듬어 보는 라떼 이야기. 신무협의 산실은 뫼 출판사의 작가 단체 집필실이었다고 보고, 용대운 - 좌백을 그 기점으로 보는 편. 정확히 말하자면 용대운은 이전 구무협의 총화이자 다음 웨이브의 물꼬를 튼 존재와 같다. 당시 뫼 집필실에 들어간 초반에 작가들이 레퍼런스로 삼던...

사실 대학 시절에는 글쓰기와 관련하여 할 이야기가 많진 않습니다. 고등학교 때 문예반 생활을 했던 나름 문학소녀인 주제에 대학은 전혀 다른 과로 갔거든요. 어쩌다 그렇게 됐느냐……. 써클에서 시화전 행사를 할 때, 시만 읽는 게 아니라 시극이라고 해서 시로 연극을 하는 뭐 그런 이벤트를 했는데 어쩌다 그걸 하게 됐죠. 친구 한 명이 ‘넌 글 쓰는 것보다 이...

글을 남에게 보여 준다를 넘어서, 특정한 보상을 받으며 공개한 또 다른 초기의 경험이 있습니다. 중학교 때인지 고등학교 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, 반공 글짓기 대회가 열렸죠. 그렇습니다. 그땐 가면 쓴 돼지 수령을 때려잡는 타잔 소년 똘이장군을 학교에서 단체 관람 가는 시대였거든요. 이 또한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과제의 일종이었는데, 아마 이게 거의...